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중단되며 국내 가격 인상 우려가 나옵니다. 하지만 재고와 수입처 다변화로 당장 큰 영향은 없을 전망입니다. 치킨은 정말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메뉴죠! 특히 뼈 없는 순살치킨이나 먹기 편한 닭다리, 닭날개 같은 부위육은 외식이나 가정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브라질산 닭고기의 수입이 중단되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어요.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요?
1. 왜 브라질 닭고기 수입 중단이 중요할까요?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닭고기의 80%는 국내산 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땅에서 키워낸 신선한 닭들이 대부분의 수요를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나머지 20%는 수입 닭고기로 충당하고 있는데, 여기서 브라질산 닭고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합니다. 수입되는 닭고기 중 무려 85.9%가 브라질에서 온다고 하니, 브라질이 우리나라 수입 닭고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정부는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AI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가축 전염병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AI 발생 국가로부터 가금류나 닭고기 수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역 조치 때문에 브라질산 닭고기가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브라질산 냉동 닭고기가 주로 외식업체, 특히 프랜차이즈 업체들에서 순살치킨이나 닭다리, 닭날개처럼 특정 부위육 제품의 원료로 많이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공급량 때문에 선호도가 높았기 때문이죠. 따라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이 길어지면 이러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거나 원가가 상승하여 메뉴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는 브라질산 닭고기의 가격은 kg당 4천 원대 초반에서 최근 7천 원대까지 크게 상승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2. 당장 가격이 오를까요? 현재 상황과 안심할 수 있는 부분
그렇다면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 때문에 당장 우리가 먹는 순살치킨 가격이 오를까요? 다행히도 당장 급격한 가격 상승이나 심각한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정부와 업계의 일반적인 전망입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국내 수입업체들과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보통 2~3개월 이상의 브라질산 닭고기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수입 중단에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물량을 미리 가지고 있다는 뜻이죠. 이 재고 물량이 소진되기 전까지는 당장의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우리나라는 브라질 외 다른 국가에서도 수입 닭고기를 들여오고 있습니다. 전체 수입 닭고기 중 21.5%는 태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해요. 기업들은 브라질산 물량이 부족해질 경우 태국 등 다른 수입처를 늘리거나 국내산 닭고기 사용 비중을 높이는 등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대응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정부도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브라질 전역이 아닌 AI가 발생하지 않은 특정 '지역'으로부터의 수입을 허용하는 '수입 지역화' 절차를 빠르게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AI가 발생한 브라질 남부의 히우그란지두술주는 상업용 양계시설이 밀집한 지역이지만, 이 지역에서 우리나라로 수입하는 물량 비중은 높지 않다고 합니다. 따라서 AI 비발생 지역의 닭고기 수입이 재개된다면 원활한 수급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정부는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이 당장의 가격 상승이나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3. 길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앞으로의 변수들
하지만 만약 브라질에서의 고병원성 AI 발생이 진정되지 않아 수입 중단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규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재고나 수입처 다변화로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개인 자영업자나 규모가 작은 육가공 업체들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도 수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육가공 분야 중소기업 등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는 점도 앞으로 국내 닭고기 가격의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지난 5월 20일 광주광역시의 한 전통시장에서 팔던 오리에서 AI 감염을 확인했습니다. 통상 고병원성 AI는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과 겨울에 주로 유행하고 봄과 여름에는 발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계절적 특성 때문에 향후 확산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만약 예상치 못한 확산이 발생한다면 국내산 닭고기 수급에도 영향을 미쳐 가격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국내 닭고기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정보에 따르면 최근 국내 육계 가격은 kg당 5661원(5월 24일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오히려 1.5% 하락한 가격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 상황과 국내외 AI 발생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필요시 시장 안정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브라질과의 수입 지역화 논의를 가속화하고 다른 수입처 확보를 지원하는 등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