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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건 이제 AI에게! 위키피디아·네이버 지식인, 입지가 줄어들어

by record9658 2025. 5. 30.

AI의 편리함으로 위키피디아, 네이버 지식인 등 온라인 지식 공유 플랫폼 이용자가 감소하며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궁금한 건 이제 AI
AI 지식인 감소

 

 

AI 등장 이후, 개발자들의 '성지' 스택오버플로우도 변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이 코딩 관련 질문과 답변, 실전 노하우를 공유하며 '성지'처럼 여겼던 미국 개발자 전용 플랫폼 '스택오버플로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스택오버플로우는 2008년 9월 설립된 이후 개발자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이용되며 매달 수십만 건의 질문과 답변이 오갔습니다. 2022년까지 월평균 20만 건 안팎의 질문과 답변이 올라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챗GPT가 개발자들의 코딩 관련 질문에도 즉각적이고 유용한 답변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스택오버플로우에 대한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월평균 게시글 수는 1년 뒤 9만 9202개로 급감했고, 올해 5월 1일부터 26일까지 올라온 게시글 수는 불과 1만 6207개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게시글 수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였습니다. 개발자들이 궁금한 점을 스택오버플로우에 질문하고 다른 개발자의 답변을 기다리기보다는, AI에게 바로 물어보고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였습니다.

 

 

 

'현대인의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도 직격탄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위키피디아' 역시 AI 기술 발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리서치 업체 데이터리포탈에 따르면, '현대인의 백과사전'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찾던 위키피디아의 총 트래픽이 2022년부터 3년 동안 무려 10억 건 이상 감소했습니다. 하루 평균 방문자 수도 2022년 3월 1억 6500만 명에서 올해 3월 1억 2800만 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AI 기반 검색 서비스나 챗봇 등을 통해 정보를 얻는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위키피디아를 직접 방문하여 정보를 찾는 경우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되었습니다. 미국의 교육 정보 공유 플랫폼인 '체그(Chegg)'는 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트래픽 분석 업체 셈러시에 따르면, 체그의 방문자 수는 2022년 이후 51%나 줄어들었습니다. 체그의 전 최고 경영자(CEO)는 2023년 5월 실적 발표 당시 "챗GPT가 신규 유입을 막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결국 실적 악화를 막지 못하고 해고되기도 했습니다. 교육 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AI가 빠르고 쉽게 답변을 제공하면서 체그의 역할이 줄어든 것입니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요? 네이버 지식인도 감소세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지식 공유 플랫폼인 '네이버 지식인'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었습니다. 네이버의 발표에 따르면,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총 질문 수는 2022년 2459만 건에서 지난해 1548만 건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질문 수 감소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 한 달 동안 125만 건이었던 질문 수는 지난달(4월)에는 93만 건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사람들이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네이버 지식인에 질문하고 답변을 기다리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빠르게 답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보여주는 결과였습니다. 네이버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11월부터 지식인 서비스에 '자동 답변 AI'를 도입했습니다. 일부 질문에 대해 AI가 스스로 답변을 생성하여 제공하는 시도를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AI 도입이 전체적인 질문 수 감소 추세를 막는 데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AI의 편리함 vs. 정보 편향성 우려, 앞으로는?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AI 서비스가 제공하는 압도적인 편의성 때문에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존의 지식 공유 플랫폼은 질문을 올리고 다른 사용자가 답변을 달아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과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AI는 질문을 입력하는 즉시 답변을 생성하여 제공해 줍니다. 김주호 KAIST 전산학부 교수님은 "플랫폼과 달리 AI는 질문 의도까지 파악해 답한다"며, 마치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듯이 지식을 아주 쉽게 얻는 길이 열렸기 때문에 사람들이 AI를 선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온라인 생태계의 변화는 앞으로 '제로 클릭(Zero-Click)'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의 검색 방식은 검색 결과 목록을 보고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특정 사이트를 클릭하여 이동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 제공해 주기 때문에, 사용자가 다른 사이트를 클릭해서 정보를 비교하고 탐색하는 중간 과정이 생략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검색 및 사이트 비교 과정에서 발생했던 막대한 양의 트래픽이 AI 쪽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온라인 생태계 전반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미국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보고서에서 작년에 검색 사이트 이용자의 60%가 AI 답변에 만족했으며, 이로 인해 다른 사이트를 클릭하는 트래픽이 최대 25% 감소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AI가 제공하는 답변을 정보를 찾아보고 비교하는 과정 없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정보의 편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주호 교수님은 "AI는 통계학에 기반해 답변을 생성하다 보니, 다수의 의견이나 통계적으로 흔한 정보를 답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치, 사회 정책, 가치관 등 옳고 그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AI의 답변이 다수의 의견이나 일반적인 통계에 치우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사람의 다양하고 비판적인 관점이 담긴 답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접할 수 있는 기존 지식 공유 플랫폼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AI 기술 발전이 우리에게 놀라운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정보 습득 방식의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AI의 편리함과 사람의 비판적 사고 및 다양한 관점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지식을 얻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